미각을 깨우는 봄나물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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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산에 산나물, 들에 들에 들나물. 쌉싸래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일품인 봄나물의 계절이 돌아왔다. 기나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입맛과 함께.

재래시장엔 이미 자연이 주는 선물 봄나물 천지다. 자루에 수북이 쌓여있는 파릇한 이파리들, 축축한 흙내와 함께 쌉싸름한 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뒤엉킨 뿌리들만 바라봐도 원기회복이 될 것 같다.

예로부터 겨울의 끝자락에서 우리 선조들은 산과 들에 모습을 드러내는 각종 야초를 보면서 봄을 예견하곤 했다. 산과 들에 널려있는 야생 식용 식물은 ‘채소’로 분류하지 않고 ‘나물’로 분류했는데 산에서 나는 나물은 산나물, 들에서 나는 나물은 들나물이라고 불렀다. 대표적인 봄 산나물로는 취나물, 전호나물, 머위 등이 있고 들나물로는 달래, 냉이, 쑥, 씀바귀 등이 있다.

우리 선조들이 처음으로 나물을 먹기 시작했던 것은 삼국 시대 때 불교문화가 널리 퍼지면서부터다. 나물은 자연에 의한 재해와 이른 봄철 식량 부족으로 서민들이 굶주릴 때 끼니를 해결해주었던 중요한 식재료이기도 했다.

요새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봄나물들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들로 오염과 토지 개발 등으로 인해 예전보다 야생 봄나물이 귀해진 게 사실이다. 그래도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서 한 계절, 저렴한 가격에 영양소 풍부하고 맛까지 훌륭한 봄나물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초무침, 데침, 볶음, 절임, 튀김, 찜 등 요리 방법도 다양한 봄나물의 대표주자들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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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취

곰취는 강원도 심산에 군락을 이뤄 자생한다. 쌉싸름한 맛과 진한 향이 있어서 생으로 쌈을 싸서 먹거나 뜨거운 물에 데쳐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무치기도 하고 장아찌를 담가 먹기도 한다. 또한 곰취를 끓는 물에 데쳐서 말린 뒤 물에 불려 된장국에 넣어 끓이면 식욕을 돋우어 주며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겨울에 국을 끓여 먹거나 쌈을 싸먹으면 별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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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

냉이는 겨자과에 속하는 두 해 살이 풀로 전국의 들과 밭에 흔히 자란다. 잎은 깃모양으로 깊이 째지고 뿌리에서 모여나며 그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5-6월 사이에 꽃이 핀다. 냉이의 열매는 삼각형으로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 폭넓게 분포한다. 냉이는 봄에 줄기와 뿌리를 채취해서 깨끗이 손질한 다음 된장국을 끓여먹거나 뜨거운 물에 데쳐서 초 무침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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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

달래의 흰 뿌리 부분은 순한 마늘 맛이 나고 가는 줄기 부분은 부추의 맛과 흡사하다. 달래는 전국의 산과 들에 자생하는 야초로 5-6월경 외줄기로 자란 꽃줄기 끝에 백자색의 작은 꽃이 핀다. 줄기와 뿌리를 식용하는데 깨끗이 씻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양념에 무쳐 생으로 먹기도 하고  소금을 한줌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초무침을 해서 먹기도 한다. 달래는 된장찌개에 넣어 먹어도 맛있고 파 대용으로 송송 썰어서 양념간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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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

전국의 들과 산에 서식하며 이른 봄에 새순을 채취해서 먹는다. 두릅나무에는 가시가 많이 돋아 있으며 새순이 우산처럼 퍼지면서 자란다. 두릅나무의 껍질, 뿌리, 새순 등은 약으로도 이용하며 특히 봄에 나는 연한 새순은 ‘산채의 왕자’라고 불릴 만큼 맛이 뛰어나다. 두릅은 오래 조리하지 않으며 조리법도 간단한데, 주로 뜨거운 물에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두릅을 잘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뒤 튀김가루를 묻혀 식용유에 튀겨 간장에 찍어 먹거나 레몬을 뿌려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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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

머위는 전국의 논과 밭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초로 습지대를 좋아한다. 어린잎은 이른 봄에 뜯어서 쌈을 싸서 먹기도 하고 살짝 데쳐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무쳐먹기도 한다. 머위는 쌉싸름하고 독특한 향이 있으며 질긴 줄기는 데쳐서 껍질을 벗긴 뒤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볶아 먹든다. 장아찌로 담가 먹어도 별미이다. 머위는 해독작용이 있으며 머위 달인 물은 기침,  기관지염, 인후염 완화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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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유익한 영양소를 특히나 많이 함유하고 있는 쑥은 예로부터 약재로 사용되어 왔던 야초이다. 국이나 된장찌개에 넣어 먹기도 하고, 쌀가루를 골고루 묻혀 가볍게 찌거나 향긋한 쑥떡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튀김 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 먹어도 맛있다. 먹을 게 부족하던 시절, 서민들이 애용했던, 없어서는 안 되는 식재료이기도 했다. 그윽한 향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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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바귀

씀바귀는 전국의 논과 밭 주위에 흔히 자생하고 한곳에 씨앗이 떨어져 발아되면 뿌리 번식을 왕성히 하며 성장한다. 쓴맛이 강하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야초인데, 이 쓴맛에 길들여지면 씀바귀만큼 잃어버린 식욕을 회복해주는 봄나물도 없다. 씀바귀는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헹군 뒤 초고추장 양념을 해서 버무려 먹거나 끓는 물에 데쳐서 쌈을 싸서 먹어도 좋다. 또한 비빔밥 고명으로 잘게 썰어 각종 나물과 함께 비벼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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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나물

가장 흔한 나물 중 하나이자 한국의 봄나물을 대표하는 야초이기도 하다. 잎이 연한 취나물은 생으로 쌈을 싸서 먹기도 하고, 끓는 물에 데쳐 조선간장으로 양념을 한 뒤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볶아 먹기도 한다. 또한 제철인 봄에 삶아서 말려두었다가 물에 불려 볶아 먹기도 한다. 산채비빔밥에 빠지지 않는 나물이다. 취나물은 오장의 기운을 고르게 해서 소화를 촉진시키고 만성변비 치료에 효과적이기도 하다.